■ 한국서예협회 울진군지부 윤 현 수 지부장

白禪 윤현수 지부장은 한국 서협 경북초대작가, 예술의 전당 초청 봉평비 논문발표, 경희대학교 부설 현대미술연구소 논문발표, 서협 경북서예대전 대상수상, 세종문화회관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 白禪 서예연구실을 운영하고 있다.        

- 붓글씨를 쓴다는 것의 의미는?
중국에서는 書法 이라하고 일본에서는 書道라고 하며 한국에서는 書藝라 한다.
서예는 중국에서 시작된 예술형식으로 한국 및 일본에 전래되어 한자뿐만 아니라 자기 나라의 글씨체를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기술적 측면을 넘어서 정신수양의 방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서예는 이렇게 글씨를 넘어 작품으로 발전을 해가는 것이다. 작품의 예술로 승화 하기위해서는 많은 공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예술적 역량이 쌓인다.
그래서 ‘서체에 사상을 집어 넣겠다’ 하는 철학으로 서예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먹을 간다는 것은 마음을 갈고 닦는 것이다.

- 울진의 서예 활동 분위기는 어떤가?
울진에서는 1981년 5월 ‘백선 묵연회 전시회’가 서예 첫 전시회로 알고 있다.
그 당시 울진에는 전시회 공간이 전혀 없었다. 다방을 빌려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특히 울진 신라 봉평비 서예대전 같은 전국대회도 만들어져 울진은 서예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
그리고 86년에서 89년까지 울진에서는 서예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어린이들을 비롯해 젊은 사람들의 관심이 높았다. 갈수록 입시분위기가 고조되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시들해지기 시작한 후 지역의 서예활동 인구들은 직장인 노년층으로 이동되고 있다.
지역적으로 새싹들의 양성에 아쉬움이 많지만 서예의 대중화와 내용적인 측면에서 발전된 개념일 수 있다. 5~6년이 지나면 국전이나 도전 등 전국공모전에서 많은 성과가 나타나 질 것으로 본다.

- 서예 장르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詩와 書와 畵를 다 할 줄 알아야 선비 중에 선비라 할 수 있다. 마음과 철학이 들어가지 않으면 눈이 없는 작품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서실적이 많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뿌리가 약하다. 풍부한 연서는 기본과 기초를 튼튼하게 만들어준다.
조선시대에는 한석봉서체가 모범글씨체였다. 그래서 과거시험이나 선비들은 한석봉글씨가 평가의 기준이 되었다. 한석봉 천자문이 지금까지도 한문교본의 서체로 사용되고 있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
그러나 지금은 김정희의 추사체가 진취적이고 경쟁력 있는 서체로 환영받고 있다.
이렇게 서예의 예술성에 대한 가치는 당대에 사회가 흡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 기준은 없다.

- 서예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취미로 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한 가지 문화적 내공을 만들어 보겠다는 목표를 두고 시작해야한다. 그 목표가 상업적이든 예술적이든 욕심을 갖고 출발해야한다.
먼저 서예를 배우려면 인간이 먼저 되어야 한다. 서예를 하려면 마음과 정신이 곧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음을 굳게 가졌으면 초지일관 똑같은 마음으로 가야 글씨를 터득할 수 있다. 많이 쓰는 것 보다 집중을 하느냐에 따라 글씨가 달라진다. 그리고 글씨의 의미를 파악하고 기억해야 한다. 글씨를 쓸 때 문장을 보지 않고도 쓸 수 있어야 한다.
한번 잡은 붓은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 매일 붓과 함께하면 반드시 희망 있다.
이 시대를 살면서 개인의 프로페셔널(professional)은 하나 가져야 경쟁력이 있다.

- 서예활동으로 보람 있었던 일은?
30여년 서예활동을 하면서 무엇보다 국보 242호 울진 신라 봉평비를 최초로 탁본 판독해 세상에 알린 것이다. 신라 봉평비문의 내용을 서첩으로 만들어냈다.
국내 사학자들은 나를 보고 ‘행운아’라 할 정도로 부러워한다. 정말 많은 보람을 느꼈다.
그리고 서 예술, 논문발표,  대학 강의 등을 통해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 때문에 전문성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서울에서 울진에서 나에게 공부한 후학들도 많아 이제 공모전에서 만만찮은 성적을 거두기도 한다. 마음이 든든하다. 


                                             /강진철 기자 jckang@ulj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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